청소년쉼터의 종류와 운영

거리에서 보호로, 위기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쉼터의 모든 것

가출, 학대, 방임, 빈곤 등으로 집을 벗어난 청소년이 머물 수 있는 곳.
단기적인 보호를 넘어, 삶을 재정비하고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
그것이 바로 청소년쉼터입니다.

청소년쉼터는 단순한 숙소 제공을 넘어, 상담·의료·학업·진로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청소년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복합복지공간’입니다.
본 글에서는 『2025년 청소년사업 안내 Ⅱ』에 따라 청소년쉼터의 제도적 구조, 운영 방식, 유형별 차이, 주요 성과 및 과제를 상세히 소개합니다. 청소년 복지 현장 또는 정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주목해야 할 정보입니다.

 

청소년쉼터란 무엇인가?

청소년쉼터는 「청소년복지 지원법」 제31조에 근거한 보호시설로, 가정·학교·사회로부터 이탈한 청소년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자립과 복귀를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전국에 총 135개소의 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가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쉼터는 24시간 운영되며, 보호대상 청소년은 언제든지 이용 가능합니다.

 

 

쉼터의 주요 목적

청소년쉼터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1. 긴급 보호
   가정폭력, 성폭력, 학대 등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2. 심리적 안정과 상담 제공
   전문상담사를 통해 정서적 회복과 자기 이해를 돕습니다.
3. 생활지도 및 진로지원
   일상생활 지도, 학업 복귀, 검정고시 준비, 직업 훈련 등을 지원합니다.
4. 자립 및 사회 복귀 지원
   사회 적응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자립생활 체험, 주거지원 연계를 실시합니다.
5. 지역사회 자원 연계
   의료, 법률, 복지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쉼터의 유형별 구분과 기능

청소년쉼터는 보호 기간과 서비스 방식에 따라 다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1. 단기쉼터 (Short-term Shelter)

• 주요 기능: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을 단기 보호하고, 24시간 상담·의료 지원을 제공합니다.
• 이용 기간: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최대 6개월까지 연장 가능)
• 주요 서비스: 응급 구조, 초기 상담, 가정 복귀 여부 판단, 긴급 의료 지원
• 특징: 이동상담차량을 보유하여 거리상담도 병행

 

2. 중장기쉼터 (Mid-to-Long-term Shelter)

• 주요 기능: 장기적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에게 생활 기반과 자립 준비를 지원합니다.
• 이용 기간: 최대 2년(필요시 1년 연장 가능)
• 주요 서비스: 학업 복귀, 직업 훈련, 자립생활 체험, 상담치료
• 특징: 청소년의 진로 설계와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 집중 운영

 

3. 자립지원관 (Independent Living Program)

• 주요 기능: 만 18세 이상 청소년의 사회 정착을 위한 주거 기반 제공 및 자립역량 강화
• 이용 기간: 최대 2년
• 주요 서비스: 주거 공간 제공, 자산관리 교육, 진로 탐색, 직장 생활 적응 지원
• 특징: 실질적인 사회 진출을 앞둔 청소년 대상

 

주요 대상 청소년

쉼터의 보호대상은 단순히 가출청소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위기상황에 처한 모든 청소년이 포함됩니다.

• 가정 내 학대, 방임, 무관심 등으로 인해 귀가가 어려운 청소년
• 학교 중도탈락자 또는 장기결석 청소년
• 가출 이후 거리 생활을 하고 있는 청소년
• 성폭력·가정폭력·중독 등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
• 복지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

쉼터는 24시간 긴급전화(청소년전화 1388) 또는 경찰, 학교, 병원, 지자체 등을 통해 연계될 수 있습니다.

 

 

2024년 운영 실적 및 주요 성과

2024년 기준, 청소년쉼터는 전국적으로 다음과 같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 연간 보호 청소년 수: 약 6,200명
• 복귀 지원 성과: 가정 복귀 31%, 학업 복귀 21%, 취업 18%, 자립생활 전환 25%
• 쉼터 이용 청소년의 평균 체류 기간: 단기쉼터 2.1개월, 중장기쉼터 13.5개월
• 상담 및 프로그램 이수 건수: 총 9만 건 이상
• 만족도 조사 결과: ‘안전하다’ 93.7%, ‘상담이 도움이 됐다’ 89.2%

이는 단순 보호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와 자립을 이끌어낸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됩니다.

 

운영 사례: 청소년쉼터가 만든 변화

사례 1. 폭력으로부터 벗어난 A양

가정 내 반복적인 폭력으로 인해 가출한 A양은 단기쉼터에 보호된 이후, 장기쉼터로 연계되어 상담과 진로 프로그램을 이수했습니다. 이후 자립지원관을 거쳐 현재는 대학에 진학하여 학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사례 2. 거리에서 삶을 되찾은 B군

노숙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B군은 이동상담을 통해 쉼터에 입소한 후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지역 직업훈련센터에 연계되었습니다. 현재는 기술을 익혀 정규직으로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운영상 과제와 정책 방향

청소년쉼터는 위기청소년 보호와 자립지원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다양한 운영상 한계와 정책적 개선 요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2025년 청소년사업 안내 Ⅱ』에서는 다음과 같은 핵심 과제를 명시하며, 향후 개선 방향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지역 간 접근성 격차 해소 필요

현재 쉼터는 대도시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농어촌이나 도서 산간 지역의 청소년은 쉼터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중장기쉼터 및 자립지원관은 전국 시도 단위로도 고르게 분포되지 않아, 위기청소년이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보호를 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지역 수요와 특성에 따른 쉼터의 권역별 균형 배치가 필요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동형 거리상담 서비스(이동상담차량)'의 기능을 강화하고, 쉼터 간 연계 거점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2. 종사자 인력의 처우 및 근무환경 개선

청소년쉼터는 보호청소년의 일상생활, 상담, 자립지도,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전문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종사자에 대한 처우와 안정성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입니다.
특히 단기 계약직 위주의 인력 구조, 낮은 보수 수준,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인해 전문성과 지속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비해 근무 여건이 미흡합니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쉼터 종사자에 대한 표준임금체계 마련, 경력인정 기준 정비, 역량기반 교육훈련 확대 등의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 정규직 전환 확대 및 조직 안정성 확보 방안 마련이 중요한 정책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3. 자립지원 연계체계 미비

청소년쉼터를 퇴소한 이후, 자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주거, 취업, 학업 등 실질적 연계 지원이 부족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장기쉼터 및 자립지원관을 퇴소한 만 18세 이상 청소년의 경우, 사회 내 보호체계의 공백으로 인해 자립 실패 및 재위기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주택 지원사업, 자활프로그램, 공공일자리 사업 등과의 연계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며, 쉼터 내에서 자산관리·주거계약·사회적응훈련 등 실질적인 자립 훈련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4. 가출 사전 예방 중심의 개입 확대

지금까지의 쉼터 운영은 '사후적 대응(가출 이후 보호 중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가출 이전 단계의 조기개입 체계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실제 가출 청소년 상당수는 가정 내 갈등, 학교부적응, 정서적 고립 등 누적된 문제로 인해 위기에 놓이게 되며, 이를 사전에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다면 쉼터 이용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교사회복지사의 배치 확대, 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의 통합사례관리 연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꿈드림)와의 정보공유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비용효율성과 청소년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머물 수 있는 공간’에서 ‘삶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청소년쉼터는 단순한 보호소가 아닙니다. 그것은 청소년이 다시 한 번 ‘나를 돌보는 법’을 배우고,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할 수 있는 복지의 출발점입니다. 오늘날 쉼터는 복지제도의 최전선에서 위기청소년을 지키는 중요한 공공 자산입니다. 정책적 뒷받침과 지역사회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청소년쉼터는 앞으로도 수많은 청소년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쉼터의 문을 여는 순간, 그들의 삶도 다시 열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