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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0.

    by. My_view

    목차

      여성가족부,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 발표

      여성가족부는 2024년 전국 초중고생 1만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숏폼 콘텐츠(94.2%)’였고, 청소년의 절반(49.9%)이 생성형 AI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인물 이용률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언어폭력과 성희롱 피해는 여전히 존재하며, 유해업소 중에서는 ‘룸카페’ 이용률이 12.6%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태조사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청소년 환경과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슈를 분석합니다.

       

       

      청소년 94.2%가 숏폼 콘텐츠 이용? 지금, 우리 아이의 디지털 일상은 안전할까

      청소년 숏폼 시청

       

      1. 변화하는 청소년 미디어 환경: ‘숏폼’과 ‘AI’의 시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켜고,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를 몇 개 넘기며 하루를 시작하는 청소년들. 이런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94.2%가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TV, 메신저, 온라인 게임을 모두 제친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놀라운 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청소년의 절반(49.9%)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전 세대가 단순한 시청자에 그쳤다면, 지금의 청소년은 ‘창작자’이자 ‘사용자’로서 기술을 주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편리함 뒤에는 위험도 숨어 있습니다. AI를 이용한 ‘딥페이크 영상’이 유행처럼 번지고, SNS 알고리즘이 무분별한 콘텐츠 노출을 유도하면서, 자극적이거나 유해한 정보에 청소년들이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지금 보고 있는 화면은, 안전한가요?”

       

      2. 성인물 이용률 하락,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긍정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청소년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이 2022년 47.5%에서 2024년 26.5%로 21%p나 감소했습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는 13.7%로, 2년 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는 ‘접근 자체가 차단되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청소년의 디지털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보아야 합니다. 자극적인 영상이 짧고 빠르게 소비되는 숏폼 콘텐츠로 대체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 콘텐츠는 노골적인 성인물이 아니더라도, 성적 대상화, 외모 평가, 자극적 언어를 일상적으로 담고 있어 청소년의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우려되는 수준입니다.

       

       

      3. 청소년 개인정보 피해, 여전히 현재진행형

      "내 친구가, 내 사진을 몰래 SNS에 올렸어요."
      이는 단순한 장난이 아닙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1명(9.3%)이 낯선 사람에게 개인정보 제공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고, 6.5%는 친구가 본인의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는 한 번 노출된 정보가 완전히 사라지기 어렵습니다. 악의적인 사용자가 캡처하거나, 저장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는 일은 몇 초면 충분합니다. 청소년 스스로도 자신의 정보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누가 ‘진짜 친구’인지, 디지털 경계에 대해 더 배워야 할 시점입니다.

       

      4. 폭력과 성희롱, 우리 아이도 겪고 있을 수 있다

      청소년의 폭력 피해율은 2022년 16.3%에서 2024년 22.6%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언어폭력(16.0%)과 사이버폭력(9.1%)이 주요 유형이었습니다. 현실보다 더 무자비한 온라인 세계에서, 비난 댓글이나 조롱이 쉽게 넘쳐나는 현실은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에 큰 타격을 줍니다.

      성폭력 피해율은 5.2%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말, 눈짓, 몸짓에 의한 성희롱’(2.7%)과 ‘온라인상 성적 유인·스토킹’(1.4%)이 주요 피해 유형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피해를 가한 사람이 대부분 ‘같은 학교에 다니는 또래’라는 점입니다. 가해자가 낯선 사람이 아니라, 교실 옆자리일 수 있다는 현실은 우리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줍니다.

       

      5. 청소년 유해업소 이용 실태: 룸카페가 1위

      룸카페, 멀티방, 비디오방 같은 공간은 이름만 들어도 ‘안전한 쉼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 유해업소 중 가장 많이 이용된 곳은 ‘룸카페(12.6%)’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놀이터를 찾는 심리라기보다, 청소년들이 외부의 감시 없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공간이 제대로 된 관리나 규제를 받지 않으며, 음주·흡연, 이성 간 부적절한 접촉, 심지어는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룸카페가 얼마나 일상적인 장소가 되었는지를 깨닫는 것부터가 출발점입니다.

       

      6. 음주·흡연 경험률 하락의 이면

      중·고등학생의 음주 경험률은 12.1%, 흡연 경험률은 2.4%로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습니다. 또한 술과 담배를 직접 구입한 경험도 각각 1.3%, 1.2%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단속이 강화되고, 사회 전반의 경각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이 수치만으로 청소년 건강이 보장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전자담배와 중고거래, 무인 매장을 통한 간접 구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주문 등 ‘우회 경로’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진짜 변화는 단속이나 숫자가 아닌, 청소년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7. 청소년 아르바이트, 근로권익은 보호받고 있을까?

      많은 청소년이 경제적 자립이나 경험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현실은 생각보다 다층적입니다.

      • 아르바이트 경험률: 6.2%
      • 근로계약서 미작성 비율: 36.4%
      • 시급 대신 월급 지급 비율: 31.1%로 증가

      이는 청소년이 법적 보호 없이 ‘어른들의 세계’에 편입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행히 근로권익 교육 경험률이 71.1%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3명 중 1명은 아무런 계약 없이 일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입니다.

       

       

      8. 정책적 대응 방향과 우리의 역할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유해정보 차단을 위한 청소년유해매체점검단 운영
      • 청소년 미디어 과의존 대응을 위한 진단 및 치유 프로그램 연계
      • 성인인증 미확인 판매 방지를 위한 법 개정 추진
      • 청소년 상담·자립 지원을 위한 1388상담센터 운영 확대

      그러나 정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 어른 한 사람 한 사람이, 청소년을 단순한 '관리의 대상'이 아닌 '공감과 대화의 주체'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9. 건강한 청소년 환경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일

      우리는 이제 새로운 세대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숏폼 콘텐츠로 정보를 접하고, AI로 그림을 그리고, 디지털 공간에서 친구를 사귑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곳은 위험이 도사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무조건적인 통제보다 필요한 것은 대화이고, 판단력을 키워주는 교육입니다.
      자녀가 무엇을 보는지 감시하는 것보다,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 이야기 나누는 것. 그것이 가장 강력한 보호이자, 진정한 동행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은 화면 속 어딘가를 향해 스크롤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마주치는 세상이, 조금 더 건강하고 안전한 공간이 되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한 때입니다.